최면치료의 방법
환자들은 대개 불안, 공포, 우울증과 같은 감정에 시달리고 있으며 흔히 외로움과 소외감(疎外感)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함께 가지고 있다. 심리치료의 목표는 이런 절망감, 두려움, 열등감, 우울증, 죄책감이나 수치감(羞恥感)을 가진 환자에게 희망, 안정감(安定感), 신뢰감, 자신감(自信感), 자기수용(自己受容)이나 생활 속의 기쁨을 심어 주려는 것이다. 최면치료의 과정에서 환자는 트랜스 하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체험하게 된다. 이런 감정체험은 병리적(病理的)인 자아상(自我像)을 변화시키고, 잘못된 행동태도를 바로 잡아주고, 신체적인 프로세스에도 작용하며 사회적인 대인관계(對人關係)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전의 최면치료가 고통스러운 감정을 없애고, 통찰(洞察)을 유도하며, 신체적인 상황을 개선하고, 비합리적인 사고(思考)를 수정(修正)하려고 노력하는 반면에 현대의 최면치료는 감정적인 체험을 직접 수정하려고 노력한다. 여기에는 감정적인 체험을 모든 면(面)에서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면 ‘두려움’과 같은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감정 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면과 (예를 들면 근육의 수축, 경련, 위(胃)의 압박감 등) 행동태도를 (예를 들면 주저 한다거나 기피하는)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와 같은 체험중심의 치료에는 트랜스가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트랜스는 내면적(內面的)인 리얼리티를 감정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 트랜스 상태에서 환자는 이미지 능력이 향상되어 치료자가 유도하는 내용을 (예를 들면 공포를 유발하는 현재상황 또는 어린시절의 상황) 더욱 실감나고 뚜렷하게 재현(再現)할 수 있다. 치료자는 이런 감정을 극복할 수 있는 정신자원을 찾아내어 연결하므로서 치료를 하게 된다.
사례 1
한 여자환자가 자신이 대인관계에서 가지고 있는 불안 때문에 (직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 호소하였다. 그녀는 늘 혼자서만 있었고 점심시간에도 다른 동료들과 어울리지 않았다. 누가 말을 걸어오면 그녀는 겁이나서 얼굴이 붉어졌고 다른 사람에게 커피를 따라 줄 때에는 손이 떨렸다. 치료자는 그녀를 트랜스 상태에서 문제의 상황으로 이끌어갔다. (점심시간에 다른 동료들과 함께 점심을 먹는 상황을 재현하게 하였다.) 트랜스에서 깨어난 후에 그녀는 치료자에게 심장이 뛰고, 속이 떨리며 근육이 수축되고 손에 땀이 나면서 심한 불안과 공포를 느꼈었다고 말하였다. 이런 반응은 그녀가 예비면담에서도 모두 말하였던 것들이었다. 그런데 트랜스 상태에서 그녀는 한가지 더 특이한 경험을 하였다. 그녀는 사방이 판자(板子)로된 울타리 안에 갇혀 있었고 그 판자를 뚫고 나올 수가 없었다. 무언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으며 현기증을 느꼈다.
다음번 상담시간에 치료자는 환자로 하여금 트랜스 상태에서 판자 안에 갇힌 체험을 다시 하게 하고 이런 느낌이 과거 어떤 상황에서 있었는지 찾아보게 하였다. 자세한 분류(分類) 끝에 그녀는 몇가지 의미있는 상황을 말하였다. 그녀는 첫번째 성찬식(聖餐式) 날에 (생애 첫번째 성찬식은 매우 성대한 축제와 같이 치른다.) 그녀는 평상복(平常服)을 입고 혼자서 교회에 갔었는데 다른 아이들은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부모님과 친척들과 함께 교회에 왔었던 것이다. 이 때에 그녀는 혼자서만 판자 안에 갇혀 있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던 것이다. 트랜스에서 깨어 난 후에 그녀는 자기가 가족에 속해 있지 않다는 느낌을 언제나 받고 있었다고 말하였다. 그녀의 언니는 검은 머리과 밤색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녀는 금발의 머리와 파란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도 그녀에게는 다른 형제 자매들과 다르게 대하였는데 예를 들면 그녀에게는 더욱 심하게 꾸짖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귀여워 하는 일은 아주 드물었으며 한번은 어머니가 그녀를 귀엽다고 하는 것이 위선(僞善)인 것 처럼 느껴져서 거절한 기억도 있었다. 그녀는 어린시절에도 가끔 “판자에 갇힌” 느낌을 느꼈으며 이것은 바로 “소속되어 있지 않다는” 느낌이었던 것이다.
다음번 상담 시간에 정신자원을 찾아내는 작업을 하였다. 먼저 트랜스 하에서 좁은 공간이 아닌 넓은 공간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신체적인 체험을 하게 하였다. 그녀는 외톨이가 아니었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있었다. 이런 체험과 함께 치료자는 그녀가 합창단의 일원으로서 다른 단원들과 화음(和音)을 맞추면서 노래하게 하였다. 노래를 하면서 그녀는 합창단의 일원이 되었다는 황홀한 느낌을 받았으며 한 순간에 모든 벽이 허물어지고 모든 것과 함께 녹아드는 체험을 하였었다.
다음번 상담시간에 이와 같은 체험을 다시 한번 하게 하였다. 그리고 이런 느낌을 가지고 점심시간에 다른 동료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상황을 재현하게 하였다. 그녀는 많은 말을 할 필요는 없었으나 대화는 유지할 수 있었다.
트랜스에서 깨어난 후에는 치료자가 역할을 분담하여 이 상황을 다시 한번 연습하게 하였다. 매회 상담시간은 1시간 30분이었고 전부 12번을 상담하였다.
최면치료의 여러가지 면(面)
우리가 감정적인 체험에 대해서 이야기 할 떄에는 주관적인 감정(예를 들면 두려움)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신체적인 체험과 행동태도도 포함해야 하고 주관적인 사고(思考)에 의한 감정의 표현도 포함시켜야 한다. 예를 들면 (내면에 깔려있는 감정으로 인해서 내리게 되는) 자기자신에 대한 평가, 즉 열등감(劣等感) 같은 것이 여기에 속한다. 또한 우리는 감정적인 부담(負擔)을 유발하거나 계속 지속시키는 사회적인 면을 소홀히 해서는 아니된다. 인지행동치료(認知行動治療)에서 고려하고 있는 이런 모든 면을 최면치료에서도 고려해야 한다. 감정에 관한 연구를 하는 학자들 간에는 의견이 다른 부분이 많이 있지만 (예를 들면 기본감정의 숫자) 한가지 사실에는 모두 의견이 일치하고 있는데 감정은 주관적인 느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신체적인 반응과 인지(認知), 행동태도와 사회적인 상호작용까지를 포함한다는 것이다.
최면치료자는 탐색작업에서 환자가 스스로 붙인 표찰(標札)에 (예를 들면 “나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요.”)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환자의 체험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환자의 숨쉬기는 어떤지, 근육이 긴장되었거나 마비되었는지, 환자가 떨고 있거나 압박감을 느끼는지, 몸 놀림은 어떠하며 감각은 잘 받아 드리는지 (목소리는 어떤지), 환자의 사고방식과 행동태도들을 살펴 보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치료자는 환자가 “두려움을 가졌다”고 말하는 것에 대한 기본 자료들을 수집해야 한다. 환자에게는 그런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구체적인 상황을 말해 주도록 요청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가 “두려움”이라고 단정하는 체험을 세부적으로 나누어서 질문해야 한다. 이런 작업은 트랜스 상태에서 하는 것이 좋다.
트랜스 하에서 이런 상황을 재현하면서 환자는 어떤 신체적인 증상을 말할 수가 있다. (예를 들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두통). 그러면 치료자는 또 다른 신체적인 증상은 없는지 물어보고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떠오르는지, 자기자신에 대한 평가는 어떤지, 이런 상황에서 취하게 되는 행동태도는 어떤지 그리고 이런 증상이 사회생활에 (가정과 직장)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물어본다.
사례 2
35세된 은행원 C씨는 심한 두통을 호소하였다. 세번째 상담시간에 그는 가끔씩 두려운 마음이 생기는데 그 이유를 알수 없다고 말하였다. 지난 주에 직장 동료에게 도움을 청하고자 하였을 때에 그는 매우 뚜렷한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하였다. 트랜스 상태에서 이 상황을 (동료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결심하는 일, 동료를 만나기 전과 만난 후의 일) 재현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신체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긴장성(緊張性) 두통과 함께 구역질이 났다. 목과 목덜미 부분에 심한 근육의 긴장이 있었다. 일시적으로 위(胃)에 압박감을 느끼고 팔과 다리가 긴장되면서 떨렸다고 환자가 말하였다. 숨소리는 낮았으며 가끔 땀이 나기도 하였다.
생각
이런 상황에서 환자는 “나는 아무 쓸모가 없고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한다.”라고 생각하였다. 다른 한편으로는 “나는 혼자이고 나 자신만을 믿을 수 있으며 당신들은 필요없다.”라고 생각하였다.
두려운 감정
불안한 마음, 동료에 대한 공격적인 감정과 함께 일종의 우월감(優越感)도 섞여있었다. 감정적인 체험을 이미지로 표현해보라는 말에 환자는 “내 던져진” 감정과 “아무 준비없이 해야 하는” 감정의 중간쯤이라고 하였다. 한편으로는 “일을 막 시작해야 할 것” 같으면서 한편으로는 “방패뒤에 숨어야한다는” 마음이라고 하였다.
자기평가(自己評價)
환자의 표현 속에서 (몸짓과 단어선택) 자존감(自尊感)이 부족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훌륭한 X씨, 대단한 사람이야.) 이런 사실은 나중에 가족상황에 대한 탐색에서 더욱 확실해졌다.
행동태도
문제의 상황을 재현 하였을 때에 환자는 동료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빨리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고만 하였다. 나중에 그 동료에게 더 물어 볼 일이 생각 났지만 그 동료와 다시 접촉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 동료가 다시 환자에게로 다가오자 환자는 공격적이 되면서 (아주 드문 일이다.) 차츰 두려운 감정이 생겨났다.
사회적인 관계
직장생활에서 C 씨는 적(敵)들에게 (손님과 동료) 둘러싸여 있다고 느꼈다. 아내와도 자주 말다툼을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휴가(休暇) 중에는 말다툼을 하지 않는다. 친구는 하나도 없었다. 직장과 가족을 제외한 모든 다른 접촉은 아내가 맡아서 하고 있었다.
“신체에 무슨 일이 생기나요 ?”
- 목덜미가 뻣뻣해진다.
- 어지럽고 땀이 난다.
- 위(胃)와 심장에 압박감이 생긴다.
- 숨쉬기가 힘들고 심장이 빠르게 뛴다.
- 두통이 생긴다.
“무슨 생각이 나십니까 ?”
- 언제나 다른 사람이 나보다 너 나은 대우를 받고 있다.
- 나는 이런 불공평한 일을 견딜 수 없다.
- 그들은 내가 일을 잘하는 것을 시기하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나를 두 려워하고 있다.
“그러면 당신은 어떤 느낌이 듭니까 ?”
- 두려움과 미움 그리고 우월감
“자신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
- 나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
- 나는 나 스스로만 믿고 의지할 수 있다.
- 나는 더 나아져야만 한다.
“당신은 어떤 행동을 하십니까 ?”
- 대인관계를 피한다.
- 필요이상으로 공격적이다.
“직장동료 또는 아내와는 어떻게 지내십니까 ?”
- 직장동료들은 건방지다. 직장상사는 그들만 잘 봐준다.
- 아내와 자주 다툰다. 이상하게도 휴가중에는 다투지 않는다.
- 친구는 없다.
어린아이 같은 대처방법(對處方法) 때문에
생기는 증상(症狀)
거의 모든 심리치료의 학설이 문제가 되는 증상이나 행동태도가 오래전부터 학습되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각 학설에 따라서 증상(症狀)을 서로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데 고전적인 행동치료학설에서는 학습된 반응(反應)모델의 표현으로, 합리적인 정서(情緖)치료학설에서는 비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 인지행동치료학설에서는 잘못된 인지방식(認知方式)으로, 교류분석(交流分析)학설에서는 인생행로(人生行路)로서, 고전적인 정신분석학설에서는 성적심리(性的心理)와 결부된 퇴행(退行)으로 그리고 개인심리(個人心理)학설에서는 인생의 계획(計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모든 학설들이 모두 이처럼 오래동안 잘못 학습되어진 문제의 성향(性向, Disposition)을 바꾸거나 제거하는 것을 치료의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방법들은 서로 다르다. 정신분석학설에서는 어린시절의 억압작업(抑壓作業)에 대한 저항으로 생긴 갈등(葛藤)에 대한 통찰(洞察)을 통해서 학습되어진 성향의 개선(改善)을 시도(試圖)하는 반면에, 행동치료학설에서는 현재의 장애(障碍)에 대한 작업으로 학습되어진 성향을 변화시키려고 시도한다.
최면치료에서는 위에서 말한 두가지 시도를 (어린시절의 갈등에 대한 통찰과 현재의 장애에 대한 작업) 동시에 할 수 있다.
어린시절에 어려운 역경을 극복하고 자란 사람은 흔히 그 때문에 어른이 된 후에 심리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어린시절에 역경을 극복하면서 학습한 대처방법(對處方法)을 어른이 되어서도 버리지 못하고 있어서 이것이 심리적인 장애가 되는 것이다. 치료방법은 지금까지 남아있는 어린시절의 대처방법을 찾아내어서 더 성숙한 방법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다.
어린시절의 어떤 대처방법이 어른이 된 후에 심리적인 장애로 남게 되나 ?
- 실수를 하면 아니된다. 실수를 하지 않아야만 부당한 간섭으로 부터 안전할 수 있다.
- 너무 가까운 개인적인 접촉은 (타인을 가까이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 공격적인 반응을 용인(容認)하는 것은 위험하다.
보기 : 원하지 않은 아이
가족관계
부모나 형제자매들이 어떤 이유에서든지 (용모, 지능, 성별(性別)) 원하지 않는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는 귀여움과 사랑을 받지 못하게 된다. 아이는 이런 편견(偏見)에 대항하지 못한다. 어떤 경우에는 아이가 가족으로부터 소외 당하기도 한다.
아이에게 부담을 주고 아이를 위협하는 감정
- 열등감 (흔히 수치감을 동반한다.), 인정받고 싶은 열망
- 죄책감 (“나는 나쁘고 죄가 많다.”)
- 실패에 대한 두려움 내지 약점(弱點)이 들어나는데 대한 두려움
아이의 대처방법
대들고 싶은 감정을 억누르고 부모의 결정에 무조건 복종한다. 그리하면 부모가 만족스러워 하고 아이는 쫓겨나는 공포에서 벗어나게 된다. (“나는 아무 쓸모가 없지만 그래도 가족의 일원이야.“)
상상의 세계를 펼쳐서 거기로 도피하기도 한다.
어른이 되어 겪는 심리적인 장애
대인관계에서의 불안감, 열등감, 우울증
정면대결을 주저한다.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성공(成功)에 대한 두려움
상상의 세계를 계속 유지하면 외톨이가 된다.
불행한 관계를 반복한다. (결혼 대상자의 타입이 정해져 있다.)
가족 중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아이를 받아드리지 않고 거부하면 아이는 어떻게 하든지 이런 부담스러운 상황을 극복할려고 노력하게 된다. 아이에게는 먼저 거부에 따르는 열등감과 죄책감 또는 실패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게 된다. 이런 부담스러운 감정으로 부터 벗어나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 아이는 여기에 대처하는 극복방법을 찾게 된다. 이런 방법은 예를 들면 가능한한 정확하게 아버지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내어서 거기에 맞게 행동하므로서 아버지에게 최대한으로 복종하고 대들지 않는 것이다. 이런 대처방법으로도 굴욕적인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되면 아이는 상상의 세계를 만들어서 그 안에서 원하는 인정(認定)을 찾게된다. 이처럼 어린시절에 아이가 역경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준 대처방법은 어른이 된 후에는 심리적인 장애(障碍)가 된다. 예를 들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문제에 적절하게 맞서는 능력이 부족해져서 이것이 심인성(心因性) 허리 신경통으로 발전될 수가 있다. 어린시절에 거부를 경험한 아이는 특정한 결혼 상대만을 찾는 경향이 있다. 이런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 어린시절에 자기를 거부했던 아버지나 어머니와 닮은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이 자기를 받아주고 사랑해 주면 예전에 그토록 간절하게 원했던 것을 보상받게 된다. 상대방이 이쁘거나 성격이 좋은 것이 문제가 되지 않고 얼마나 아버지 또는 어머니와 닮았는지가 관건이 된다.
정신자원 (Resource)
정신자원이란 좁은 의미에서 문제체험과 정반대가 되는 체험을 말한다. 예를 들어 소외감(疎外感)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소속감(所屬感)을 느낀 체험이 정신자원이 될 수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체험이란 신체적인 반응을 말하며 주관적인 경험과 함께 생각과 감정 그리고 행동태도와 사회적인 상호작용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환자에게 문제체험 대신에 정신자원체험(해결체험)을 하게 할 수 있으면 환자는 그 안에서 건전하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할 수 있게 된다. 환자가 지금까지는 하지 못하던 일을 할 수 있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해 나간다면 문제는 해결된다.
정신자원을 찾아내는데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환자가 과거에 친근한 사람(선생님, 친구 또는 가족)에게서 받았던 신뢰감, 보호감, 책임감과 같은 소중한 체험을 트랜스 하에서 선명하게 재현할 수 있다. 과거에 환자가 어려운 역경을 극복해낸 일이 있으면 그 체험이 좌절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대한 정신자원이 된다. 환자가 자기 주장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문제와 정면대결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축구경기에서 상대방 선수와 일대일로 맞서 본 경험이 정신자원이 될 수 있다.
문제체험과 해결체험은 마치 자물쇠와 열쇠와 같다. 열쇠를 만들려면 먼저 어떻게해야 자물쇠가 열리는지 그 구조를 알아야 한다. 치료자는 먼저 문제를 탐색하고 이해해야 한다. 치료자는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정신자원을 찾아낸 후에 트랜스 하에서 환자가 상응하는 체험을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환자의 과거 경험 중에서 정신자원을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에 치료자는 환자의 동경(憧憬)과 소망(所望)을 바탕으로 정신자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만약에 지금 당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없어진다면 당신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질 것 같습니까 ?” 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환자는 매우 상세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이야기 한다. 환자가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소설 속의 주인공도 정신자원이 될 수 있다. “나도 누구처럼 살아 봤으면” 하는 소망을 트랜스 하에서 정신자원으로 만들 수 있다.
사례 2 계속
C씨는 위협적인 상황에서 자신있고 태연하게 맞서 본 경험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C씨가 좋아하는 영화 하이눈 (High Noon)을 정신자원으로 활용하기로 하였다. 이 영화에서 보안관 케리쿠퍼는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거리로 나가 무법자와 대결하여 이긴다. C씨는 이 영화를 매우 좋아해서 다섯번이나 보았는데 보안관이 무법자와 대결하려고 거리를 걸어 나가는 장면을 좋아하였다. 이 장면에서 C씨는 보안관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위험에 맞서 나가는 대담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 감정을 정신자원으로 활용하였다. 트랜스 하에서 이 장면을 여러번 체험 하면서 C씨는 차츰 위험에 태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으며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치료자는 트랜스 하에서 C씨가 예전에 모셨던 상사(上司)를 만나게 하였는데 이 상사가 여러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C씨를 칭찬하고 승진시키는 장면을 체험하게 하였다. 이 체험에서 C씨는 신체적으로 확실한 반응을 보였고 자신이 자랑스럽고 안전하고 모든 것이 자유로운 기분을 느꼈다.
C씨는 경주용 자전거타기를 좋아 했는데, 이 운동이 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스스로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지칠때까지 자전거를 타기도 했었다.
군 복무를 하면서 C씨는 한번 하사관에게 대든 기억이 있었다. 하사관이 C씨의 동료 사병을 부당하게 벌을 주어서 C씨가 여기에 항의를 하고 나중에 그 하사관이 사병들 앞에서 사과를 한 일이 있었다. 이 기억은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인생이 허무해서 아무런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사람이나 “나는 아무런 쓸모가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일거리를 (예를 들면 그림 그리기) 만들어 주는 것이 좋은 정신자원이 된다. 트랜스 하에서 미래에 성공하는 장면을 체험하게 하면서 용기와 동기(動機)를 부여할 수 있다. 환자는 “나도 무언가 할 수가 있구나.” 하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이 자신감을 대인관계
와 같은 다른 문제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생각으로 고민하고 있는 시간이 줄어 들고 생각지도 않았던 환자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는 수도 있다.
알콜중독자였던 한 경찰관은 치료 도중에 활석(滑石)으로 장식품을 만드는 일을 하게 되었다. 나중에 그는 활석 장식품 안에 시계를 넣었는데 어떤 사람이 이것이 예쁘다고 사가지고 갔다. 이 일로해서 경찰관은 자신감이 생기고 알콜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치료가 끝나고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경찰관은 활석 장식품을 만들어 팔고 있다.
사회공포증을 앓고 있던 한 여자 환자는 치료 도중에 “아무도 들어주려고 하지 않는” 자기의 감정을 시(詩)로 써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녀가 쓴 시는 나중에 어느 출판사가 시집으로 출판하였으며 그녀의 사회공포증은 완치되었다.
심인성(心因性) 통증에 시달리던 한 여자 환자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통증이 없어졌는데 그녀는 그 후에도 계속 그림을 그려서 화랑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하였다.
최면치료적인 개입(介入)의 구조(構造)
최면치료적인 개입은 직접암시 또는 간접암시로 할 수도 있고, 대리인기법이나 상징적인 작업과 같은 간접 의사소통(意思疏通)을 통해서 할 수도 있다. 정신자원을 환자 스스로가 체험하게 하는 방법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최면치료의 중심은 언제나 문제체험과 정신자원체험의 결합에 있다. 문제체험을 변화 시키기 위해서 정신자원체험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런 개입과정에는 언제나 하나의 문제체험과 하나의 정신자원체험이 참여하게 된다. 개입과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먼저 트랜스 하에서 문제를 탐색하고 적합한 정신자원을 찾아내거나 만들어낸다. 환자가 이 정신자원 체험을 실감있게 느끼게 되면 문제체험에 접근하여 문제체험을 정신자원체험으로 교체한다. 이런 개입은 최면치료의 모든 면에서 (신체감각, 감정, 생각, 행동) 이루어져야 한다.
신체감각적인 면
72세된 조각가가 심한 손떨림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트랜스 하에서 그에게 옛날의 평화롭고 조화된 경험을 떠올리게 하였다. 예전에 그가 뮨헨에서 미술공부를 할 때에 그는 자주 조각품 전시관을 찾아가서 조각품의 조화로운 형상을 보면서 마음의 안정과 차분함을 느꼈던 것이다. 일반적인 이완유도(弛緩誘導)로는 그의 손떨림을 크게 개선할 수 없었기 때문에 치료자는 그를 젊은 학생시절의 조각품 전시관으로 되돌아가게 해서 마음의 안정과 차분함을 느끼게 했던 것이다. 그의 손떨림이 없어졌다. 트랜스에서 깨어난 후에도 손은 떨리지 않았고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손은 떨리지 않았다.
최면치료 전과 후에 그가 쓴 글씨
주관적(主觀的)인 면
18세된 신경성 피부질환자가 가족과의 대화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는 비판을 받아드리지 못하고 자신의 불만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였으며 상황이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그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서 온 몸에 가려움증이 생겼다. 그는 혼자서 요트타기를 좋아했는데 그 때에는 마음이 편안해지고 차분해진다고 하였다. 이것을 정신자원으로 활용하였다. 그는 트랜스 하에서 느긋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가족들과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나중에는 가족과의 대화 도중에 뛰쳐 나가지 않고 참고 견딜 수 있었으며 대화가 끝난 후에 상상 속에서 계속 대화를 진전시키는 일이 없이 편안하고 느긋한 마음을 가질 수가 있었다. 상담은 2개월에 걸쳐서 모두 12번 하였으며 한번에 약 2시간 상담하였다. 치료가 끝난 후에 환자는 자기최면을 하고 있으며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증상이 없이 지내고 있다.
행동태도적인 면
복합적인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는 28세된 환자가 특히 고소공포증(高所恐怖症)이 심했다. 그는 혼자서는 집 근처에 있는 높은 언덕에 올라갈 수 없었지만 자기의 여자친구와 함께 가면 올라갈 수 있었다. 여러가지 정신자원들을 (신체이완, 자신감, 보호감) 활용하였으나 성과가 없었다. 치료자는 트랜스 하에서 어른이된 지금의 그가 어린아이인 어린시절의 자기자신을 만나게 하였다. 그는 어린시절에 외롭고 의지할 데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도 보호받고 싶은 갈망이 생긴다고 가끔 말하였던 것이다. 그는 어린 자기자신을 도와주고 싶어했고 이제는 자기가 도와 줄 수 있는 능력도 있다고 느꼈다. 그는 도와 주어야만 한다는 책임감도 느꼈다. 치료자는 트랜스 하에서 그에게 어린 자기자신을 데리고 언덕으로 올라가게 하였다. 그러면서 어린 아이가 안전하게 느끼고 겁이나지 않게 도와 주라고 하였다. 그는 아이를 데리고 언덕에 올라갔다. 트랜스에서 깨어난 후에 그는 집에서 이 상황을 자기최면으로 계속 재현하였다. 나중에 그는 실제로 혼자서 그 언덕에 올라갈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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